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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배 5구역 강제퇴거 현장, 그곳은 토건족과 탐욕에 찌든 이들로 용산 참사 복사판이었다

기사승인 2020.05.12  16:2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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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정부 취임 3주년 하루 뒤 세입자는 "사람이 먼저다"와 거리가 멀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11일 낮 서울 서초구 방배5구역 법원의 세입자 퇴거 집행 현장.

법원에서 집행관이 나와 세입자 퇴거를 시도하면서 힘없는 세입자들과 이들을 격려, 연대하기 위해 모인 시민사회단체 회원들 사이에 충돌이 벌어졌다.

대규모 용역반원과 공권력을 앞세운 강제집행 위력 앞에 투쟁이라고는 모르고 살다가 강제 추방과 삶의 터전으로 일궈놓은 가게를 집주인들이 중심으로 구성된 재건축조합에 의해 무일푼으로 거리에 나앉게 될 상황에 처하자 생전 처음 투쟁에 나선 초보 투사들에게 힘과 용기를 불어넣어주고자 연대지원에 나선 사람들이 저항이 애처롭기만 했다. (https://youtu.be/SLwwUfZk1Sc)

집달리(집행관)의 인정사정없는 퇴거 지시로 중장비와 용역이 등장했다. 건물 옥상에 있는 세입자와 연대 투쟁을 전개하는 시민사회단체 회원을 내몰기 위해 전문용역반을 투입해 무자비한 퇴거 작전이 전개됐다.

순식간에 용산참사의 악몽을 떠올리게 하는 전쟁터로 변했다. 용역반원들은 사다리차에 장착된 박스에 타고 옥상에 접근했다. 소방차의 물대포 지원으로 옥상의 세입자와 연대지원한 전철연 회원들이 동요하는 틈을 타 옥상 상륙작전을 폈다. 세입자들도 물품을 던지며 저항했지만 이미 기세에 눌려 전문 용역들에게 상대가 되지 않았다.

이들은 법 집행이라는 명분 하나로 거칠 것 없이 밀어붙였다. 쇠막대를 휘두르고 소화기를 발사해 군사정권 때 특공무술경찰을 연상시켰다. 이런 현장에 투입되는 용역들은 대부분 체육대학과 태권도나 유도 등 운동을 전공한 졸업자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이들을 상대로 싸운다는 것은 무모하리 만큼 버거운 일이다.

세입자와 지원 나온 전국철거민연합회 소속 회원들이 접근하는 것을 펜스를 설치해 막아놓고 멀리서 항의하는 것도 소용없이 용역반은 아랑곳하지 않고 작전을 감행했다.

용역들이 무차별적 폭행으로 옥상에서 농성하던 사람들은 다리가 부러지거나 얼굴 등 곳곳에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 진행에는 인근 소방서에서 소방차가 출동해 고압의 물대포를 옥상을 향해 발사해 인권유린을 자행했다. 소방차가 집회나 시위에 동원된 것은 전두환 정권 당시인 1986년 10월 전국애국학생투쟁연합(애학투련) 발족식 진압을 위해 경찰 헬기와 소방차가 동시에 투입됐을 때가 처음이다. 

연대투쟁을 위해 현장을 찾았다는 한 시민은 “현장에서 안타깝게 맞아 쓰러지는 세입자들을 향해 용역들은 악마를 대하듯 살기가 넘친 폭력을 가했다"며 "환멸을 느끼게 한 것은 재건축조합원들 중에 박수를 치며 환호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함께 사는 공동체는 실종되고 인간의 사악하고 탐욕스런 모습만 느낄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폭력의 현장에서 경찰은 민중의 지팡이가 아니었다고 한다. 집행을 하는 내내 모습을 보이지 않던 경찰은 용역들이 옥상 상황을 정리하자 기다렸다는 듯 나타나 이들을 체포, 연행했다고 한다. 부상당한 시민들을 병원부터 가지 않고 경찰서로 연행했다는 제보도 나왔다.

대한민국은 건물, 토지주들이 상가나 주택에 세를 놓아 받아먹다가 세입자들이 상권을 활성화 시켜 재산가치를 높여놓으면 건축주들은 재산을 증식하기 위해 재건축을 하면서 세입자는 어떻게 되든 나몰라라 하고 토건족과 건물주들이 한 통속이 되고 명도소송과 법원 집행은 가진 자들을 위한 도구로 악용되면서 사회적 약자인 세입자를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재건축 사업에서는 세입자들에 대한 보상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어 도시정비법 등 관련 법을 세입자들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시급히 개정돼야 이같은 참상이 되풀이 되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높다.

뉴스플러스 press1@news-plus.co.kr

<저작권자 © 뉴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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