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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민생현장을 간다] 이태원서 삼성 피해자들 이재용 향해 분노했다

기사승인 2020.06.01  11: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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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재용 사흘만에 재소환 된 다음날인 지난 주말,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

5월 30일 저녁 6시 경 일단의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전국건설노련 경기지부 글자가 쓰여진 봉고차에는 마이크가 설치됐다.

시간이 흐르면서 깃발과 투쟁조끼를 입은 시민들이 지하철에서 내려 하나 둘 발길을 재촉하며 한강진역 출구계단으로 올라왔다.

   
 

시민들은 코로나19 사태로 뒤숭숭한 상황에서도 어느 새 50여명으로 늘어났다. 특히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의 최초 발병자를 찾아내지 못해 미국에서 귀국한 내국인 자가격리자일 것이라며 정부의 방역 허술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들려왔다.

입국자를 시설에 수용하지 않았다가 자가격리를 경험하지 못한 미국생활에 익숙한 내국인이 클럽을 방문해서 발생했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퍼졌지만 일단의 시민들은 각자 마스크를 한 채 결의를 다지고 있었다.

이들이 목적지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자택이었다. 평온한 주택가로 발걸음을 옮기는 시민들을 따라 경찰이 따라붙었다.

이날 집회는 김용희 씨의 고공농성에 합의한 삼성이 10년 넘게 끌어온 과천 철거민 문제 등 다른 문제들은 아직도 해결하지 않고 있는데 따른 항의투쟁 차원이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다양한 얘기가 나왔다. 이 부회장이 시민들이 집회를 할 것이란 정보를 듣고 이미 다른 곳으로 옮겼다는 얘기도 들려왔다.

이틀 전 검찰이 이 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과 관련 이 부회장이 알았는 지, 지시를 했는 지를 소환 조사한 뒤 이 부회장이 시민들의 투쟁을 미리 알고 검찰에서 나오자 마자 이태원 집이 아닌 시내 모처로 가 머물고 있다는 얘기도 시민들 사이에서 나왔다.

이날 집회에는 과천 철거민대책위와 삼성 암투병피해자와 이에 연대한 시민들이 주를 이뤘다. 민주노총과 김용희 씨 지원연대에 앞장섰던 투쟁단체들은 관심이 멀어진 상태여서 남은 자들에게는 서운함과 쓸쓸함이 묻어났다.

더구나 일부 경제신문에는 김용희 씨 공동투쟁위원회가 이 부회장 자택 인근에서 전개한 삼겹살 파티 밤샘 농성을 비판하는 기사까지 나온 상태다.

그러나 이런 것은 선입견이자 기우였다. 참석자들은 분기탱천하며 투쟁 의지가 불타올랐다.

시민들은 도보 행진을 하며 20여분 뒤인 6시 30분 쯤 이재용 부회장 자택 앞에 도착하자 분노에 찬 투쟁 발언이 분출했다. 과천철거민대책위원를 필두로 발언이 이어졌다.

발언에서는 삼성 해고자 김용희 씨가 355일간 강남역 사거리 관제탑 고공농성을 중단하고 피해 보상에 합의한 김용희 동지의 승리를 환영하면서도 삼성 측의 기만적 술책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과천철거민대책위 한 회원은 마이크를 잡고 발언에 나서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 살리기를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며 최근 출범한 준법감시위원회도 그 일완"이라면서 "삼성이 진정한 반성과 사회적 기업으로 거듭 나기 위해서는 김용희 동지 외에 다른 피해자들의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삼성 암투병피해자 대책위 한 관계도 "삼성은 해결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삼바 분식회계 의혹 수사를 앞두고 여론을 조성하려는 기만적인 술책"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삼성 해고자 김용희 씨가 355일 만에 강남역 사거리 교통관제센터 감시카메라 철탑에서 내려온 날 윤석열 검찰의 칼끝은 이 부회장의 경제범죄를 향해 예봉을 겨눴다.

한국 정부의 배려로 첫 기업인 중국행을 했던 이재용 부회장을 26일애 이어 다시 불러 15시간의 고강도 수사를 벌였다.

겨울 칼바람을 헤치고 이겨낸 촛불혁명의 열기를 식혀버리고 친삼성 행보를 선택한 문재인 정부 아래서 윤석열 검찰만 촛불혁명의 참뜻을 왜곡하지 않고 정주행하고 있는 모양새다.

임명을 헌 청와대부터 법무부와 여의도, 심지어 검찰 내부에까지, 군사정권에서 인권의 보루 역할을 했던 민주사회변호사모임과 시민단체들은 권력지향적, 여권의 범죄자 변호단체로 변질된 지 오래다.

윤석열 검찰총장 주위에는 민주화투쟁에 나섰던 586세대가 기득권 세력으로 올라선데 더해 진영 논리에 빠져 촛불혁명의 정신적 근간이자 사회적 윤리의 가장 기본인 '공정'과 '정의'를 외면하며 스스로 신적폐가 되고 있다. 

울산시장 선거 및 펀드 사기 등 각종 수사를 가로막는 짓을 자행하고 있는 가운데 한명숙 살리기를 위해 억지 주장을 펼치며 신적폐가 새로이 고개를 들고 있다.

자본권력이 된 대한민국 대표적 재벌 기업인 삼성그룹의 성장 이면에 희생당한 사회적 약자들의 외침은 부패가 조국 사태이후 드러나기 시작한 신적폐의 부패상에 빠져들면서 우리 사회가 벌써 해결했어야 할 삼성 피해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이재용 부회장에게서 사라지는 것은 아닌 지 모르겠다. 

이철원 press1@news-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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