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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기획 (上)] 바람직한 도매시장의 발전 모형(模形)

기사승인 2020.08.10  11: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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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시장과 강서시장 등을 관리·운영하는 서울농수산식품공사는 농수산물 유통의 개혁을 위해 새로운 발전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36년간 가락시장은 국내 농수산물 생산량의 약 20%와 수도권 소비량의 약 50%를 소화하며 경매 중심의 거래방식이 자리 잡는데 기여를 했다.
그럼에도 유통인, 출하자, 구매자에게 더욱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유통구조 개혁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그동안 성과 및 문제점, 개혁되어야할 점이 무엇인 지  두차례로 나눠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 도매시장의 성과와 문제점. 도매시장의 바람직한 발전을 위한 제언

 

공정하고 투명한 거래질서 확립을 통해 생산‧출하자를 보호하고 적정한 가격유지를 통한 국민의 식생활 개선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1985년 6월 19일 최초이자 최대 공영도매시장인 가락시장이 개장한 이래 전국 주요도시에 33개의 공영도매시장이 개장되어 운영되고 있다.

2020년 말 현재, 국내 청과물 생산량의 50% 이상이 도매시장을 통해 거래되고 있는 등 농수산물 생산‧출하자 입장에서는 가장 중요한 농수산물  유통경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해관계에 따라 시각차는 있지만 지난 36년여 동안 우리나라 농수산물 유통발전에 도매시장이 기여한 성과와 문제점이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주지의 사실이다.

여기서는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이하 가락시장)을 중심으로 그 동안의 성과와 문제점에 대해 개략적으로 살펴보고 바람직한 미래의 도매시장 발전모형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먼저, 도매시장의 주요한 성과로는 첫째, 수탁의 거부금지 원칙으로 인해 생산‧출하자는 누구나 자유롭게 출하하여 농수산물을 판매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서울농수산식품공사 가락시장 조감도 <사진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제공>

생산‧출하자 입장에서는 안정적이고 든든한 출하처가 상시적으로 확보됨으로써 계획적으로 생산하고 전략적으로 판매하는 산지 생산‧출하자들의 조직화·대형화를 견인하는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둘째, 거래의 투명성과 공정성 확보일 것이다. 도매시장법인 주도하의 상장경매(특히, 전자경매)는 과거 위탁상 시절의 가격결정과정에 비하여 현저하게 투명성이 확보되었으며 최고가 제시 자에게 낙찰되는 절차의 공정성이 강화되었다.

물론, 경매가격이 실제 농산물 가치를 적정하고 정확하게 반영한 실질적 의미의 공정한 가격인지에 대해서는 이견을 제시하는 이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셋째, 도매시장법인 및 정산회사의 출하대금 정산의 안전성과 신속성을 확보한 것이다.
도매시장 출하대금은 평균적으로 24시간이내 정산되고 있다. 출하대금을 받지 못해 개설자에게 민원을 제기하는 사례도 거의 없다. 이 또한, 과거 위탁상 시절에 비해 획기적으로 개선된 점이며 생산‧출하자가 도매시장을 찾는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이다.

"출하대금 정산의 신속화, 투명화 긍정적, 출하선택권 확대를 위한 거래제도 다양화 필요"

이 밖에도 대량물량의 신속처리, one stop shopping에 따른 구매자의 편리성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지난 36년여 동안 상장경매 중심의 도매시장의 문제점이 여러가지 나타났으며 이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된 것을 개략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도매시장법인에 의해 수탁이 독점되었다는 점이다.
도매시장에서 일부 비상장품목 거래가 허용되거나 시장도매인이 도입되어 있지만 대부분은 도매시장법인이 수탁을 독점하고 있다.

가락시장의 경우도 약 80% 정도의 거래물량이 도매시장법인에 의해 수탁이 독점되어 있다.
자유시장경제 하에서 독점은 경쟁보다 여러 면에서 비효율성을 갖는다는 것은 상식이다.

농수산물 거래에 있어서 수탁독점은 생산‧출하자가 자신의 소중한 농수산물에 대한 출하선택의 권리가 심각하게 제한된다는 문제점을 야기한다.

농수산물 생산‧출하자가 도매시장 유통경로를 선택할 경우 수탁독점 주체인 도매시장법인에 의한 경매 또는 정가수의매매에 의해서 판매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또한, 자신의 생산물(농산물)에 대한 가격결정과정에 참여할 수 없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낙찰된 가격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으로 과거 연구용역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매가격 시세에 대한 만족도가 정가수의매매(또는 비상장거래) 거래보다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둘째, 경매 가격의 불안정성이 상시 존재한다는 점이다.

지난 경험(무, 양파 등 가격파동)을 통해 경매가격은 도매시장 내 단기 수급 상황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농수산물의 특성상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비탄력적인 점을 인정하더라도 단기 수급변동에 따른 가격의 진폭이 상식이하로 크다는 점은 생산‧출하자의 가격 교섭력의 발휘가 제한된 경매제의 가격결정구조의 중대한 결함으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가격의 불안정성과 낙찰 여부의 불확실성은 다양한 품목을 정량(定量), 정시(定時), 정가(定價), 정품(定品)을 요구하는 소비지 대형 구매자의 니즈를 충족하는 것이 어려워 중도매인 간 거래가 빈번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한 납품가격 상승으로 중도매인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지는 등 중도매인 영업활성화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셋째, 도매시장내의 물류비용 및 시간이 과다하게 소요된다는 점이다.

도매시장 내 주요 거래방식인 경매제는 기본적으로 출하자 → 도매시장법인 → 중도매인 → 구매자 순의 유통단계를 걸치게 되어 있다. 따라서 경매준비 및 대기시간, 하역비, 점포 이송비, 구매자 배달비 등의 물류비용이 과다하게 소요되는 유통구조이다.

이러한 물류비용은 판매가격 상승으로 직거래 등 도매시장 외 유통경로(대형유통업체 등)와 경쟁에서 살아남기가 힘겨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경매 준비과정에서 상품이 훼손되거나 신선하게 출하된 농산물이 장시간 상온에 노출되어 신선도 등 품질이 떨어지는 상태에서 소비자에 판매되는 약점도 가지고 있다.

넷째, 중도매인 판매방식 및 결제방식의 전근대성이 아직도 남아 있다는 점이다.

가락시장 중도매인의 판매방식을 살펴보면 외상판매가 60%가 넘고 현금과 신용카드 판매는 40%이하 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와 같은 판매방식은 현금 및 카드 사용이 일반화되어 있는 다른 유통 업태와 다르게 전근대적 방식이 남아 있다는 증거이다.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도매인의 외상판매 중 평균 약 1억 원 정도가 미회수 악성 채권으로 재무 건전성 악화로 인한 영업침체나 흑자부도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조사되었다.

많은 중도매인 외상판매 근절을 원하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별다른 대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도매시장의 그 동안의 성과는 우리나라 농수산물 유통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반드시 계승 발전시켜야 할 소중한 가치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문제점에 대해서는 냉철한 반성 속에서 도매시장의 백년대계를 세운다는 마음으로 이제는 바람직한 도매시장 발전모형을 고민해야할 시기가 아닌가 싶다. (다음에는 '하. 도매시장의 바람직한 발전을 위한 제언'이 이어집니다.)

<서울시 농수산식품공사 노동이사 변춘연>

뉴스플러스 press1@news-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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