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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사과, 수사 착수, 광주 붕괴 참사 속속 드러나는 ‘인재’

기사승인 2021.06.11  09:5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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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나라(문재인 정부의 캐치프레이즈)에서 2년 전 잠원동 건물 철거 중 붕괴로 결혼 앞둔 예비신부 사망한 충격이 사라지기도 전 사망 9명, 부상 8명 등 17명의 인명피해를 낳은 광주 학동 5층 건물 붕괴참사는 곳곳에서 인재였음을 보여주는 정황이 하나 둘 드러나고 있다.

'안전한 대한민국, 사람이 먼저인 나라'는 해가 여러번 바뀌어도 바뀌지 않았다. 어이없는 안전사고가 전 정권보다 더 많이 발생하고 반복되면서 그동안 말잔치만 늘어놨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10일 현장감식을 벌이고 사고원인 조사에 신속하게 착수했다. 김오수 검찰총장은 10일 경찰과 협조해 사고원인과 책임규명을 철저히 할 것을 지시했다.

국가수사본부는 광주청 수사부장을 수사본부장으로 하는 수사본부를 구성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현대산업개발 현장사무소와 철거업체 등 5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행정당국은 2019년 잠원동 참사 이후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특히 이번 참사가 발생한 광주 동구에서는 올해 초에도 건물붕괴사고가 발생했다. 한옥 리몰델링 작업 중 건물이 무너지면서 노동자 1명이 건물더미에 깔려 숨졌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은 10일 사고 이후 4차례나 각 구청에 대해 공문을 보내 철저한 관리를 하도록 지시했는데도 지켜지지 않았다고 동구청장 등을 한탄했다. 

감리업체는 철거 당시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감리업체 측은 사고가 날 당시 관리, 감독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시 동구청은 사고가 난 사업지역을 한 차례도 점검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동구청은 학동4구역 재정비사업조합이 신청한 재개발 사업을 허가한 뒤 사고 현장에 한번도 나가지 않았다.  

도시정비사업에서 중요한 건물철거 과정에서 위험을 관리감독하는 감리자도 배치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시행자인 재정비사업조합과 시공업자인 HDC현대산업개발이 비용을 줄이고자 한 탓이다.

감리계약을 감리자 상주가 아닌 비상주 감리로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거작업은 속전속결식으로 진행했다. 철거대상인 500여동이 철거돼 하루 한동 꼴로 철거된 것으로 알려졌다. 

철거작업시행자인 재정비사업조합과 시공업자인 HDC현대산업개발이 비용을 줄이고자 철거작업을 재하청 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철거작업도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철거계획서에 따른 방법과 달리 마구잡이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철거계획서에는 건물높이만큼 흙을 쌓아 위층에서부터 철거해 내려가도록돼 있지만 1,2층부터 철거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규 회장은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주요한 책임을 지어야 하는 대목에서 모른다는 입장을 보였다. 감리업체 선정은 계약을 재정비사업조합에서 했다고 밝혀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정 회장은 10일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사고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리며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정 회장은 "회사는 사고 피해자와 유가족분들의 피해 회복, 조속한 사고 수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이런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전사적으로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권순호 대표이사는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진상 규명은 관계 기관에 맡기고 회사는 사고 수습에 일단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감리자의 현장 부재 논란과 관련해 "감리업체는 재개발조합이 선정하게 돼 있고 상주 여부는 철거계획서에 따라 제대로 공사가 될 것이냐, 아니냐 판단은 초반에 이뤄지기 때문에 비상주 감리로 계약됐다"며"사고 났을 때는 감리자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불거진 철거 공사 재하도급 의혹은 부인했다.

권 대표는 "(건물 철거 공사를 맡은)한솔기업과 계약 외 재하도급은 주지 않았다"며 "법에 위배되기 때문에 재하도급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전해철 행안부장관(9일)에 이어 김부겸 총리(10일)가 현장을 찾았지만 사후약방문에 불과한 보여주기에 불과한 셈이 됐다. 

현행 재건축과 도시정비재개발이 입주, 세입자 대책없이 마구잡이식으로 진행되도록 토건족 편의 위주로 구성돼있다. 

사고 현장은 HDC현대산업개발이 가림막 하나만 설치해 놓은 채 철거를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심 대로변에서 위험작업을 하면서 안전장치 하나없이 작업을 진행하면서 참사로 이어졌다.

한편 학동 4구역은 12만6400여㎡ 면적에 29층 아파트 19동, 2314가구로 재개발하는 사업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이 2018년 2월 4630억 9916만원에 사업을 수주했다. 공사비는 사업 면적 38,303평에 평당 14,033,307원이다. 조합원은 648명이다.

 

뉴스플러스 press1@news-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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