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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민주주의는 그냥 있는 것 아냐, 언론자유 자산에 끊임없는 공격"

기사승인 2021.10.06  12:4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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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존경과 영향력이 큰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67) 총리가 퇴임을 앞두고 한 발언이 세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불신과 증오가 넘쳐나고 있는 한국에서 와닿는 무게는 가볍지 않게 다가오고 있어 의미가 크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3일(현지시간) 독일 통일 31주년을 맞아 동부 작센안할트주 프리드리히 헨델 강당에서 한 연설에서 ‘민주주의와 통합’의 대국민 메시지를 남겼다.

메르켈 총리는 "오늘날 우리는 통일된 조국에서 민주적 자유가 선사하는 기회들의 열매를 누리고 있지만, 동독 공산 독재를 경험한 나 개인으로는 분열의 종식과 민주주의는 언제나 각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주주의는 그냥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그것과 함께 살고, 민주주의를 보호하기 위해 매일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민주주의는 우리가 그를 필요로 하는 만큼만 우리에게 주어진다"는 것이다. 

2005년부터 4차례 총선에서 승리로 이끈 메르켈 총리는 무티(Muttiㆍ엄마) 리더십으로 독일과 유럽을 이끌며 독일을 넘어 유럽의 지도자로 위상이 확고하게 했다.  

메르켈 총리는 "오늘날 우리는 최근 언론의 자유 같이 가치 있는 자산들에 대한 끊임없는 공격을 목도하고 있다"며 "우리는 공공장소에서 거짓말과 허위정보가 분노와 증오를 불러일으키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양성과 차이는 민주주의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 출신, 외모, 신념 때문에 공격 당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이건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의 민주주의가 공격 받는 것이고, 우리 사회의 결속력이 시험에 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독일에서 극우주의자들이 일으켰던 테러와 폭력을 예시로 들었다. 2019년 헤센주 카셀에서 일어난 기독민주당 소속 지역 정치인 발터 뤼브케 피격 사건, 같은 해 동부 지역 할레의 유대 교회당 총격 사건, 지난해 헤센주의 하나우 술집 총기 난사 사건 등을 거론했다.

메르켈 총리는 옛 동독 출신이다. 1954년생인 메르켈 총리는 서독에서 태어났지만, 부친의 목회활동을 위해 사회주의 체제인 동독으로 이주해 줄곧 거기서 자랐다.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질 때는 동독의 과학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 중 헬무트 콜 독일 총리를 만나 이듬해 정계에 입문했다.

그는 "동독에서 동독인의 삶을 살았던 1600만 명의 선량한 사람들은 완전히 새로운 환경에 처했고 막다른 길에 처한 것 같았다. 우리가 통일이 된 오늘을 맞은 건 동독에서 모든 것을 걸고 싸운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내가 생각하는 독일이라는 나라, 통일 독일의 모토는 함께 미래를 만들어가는 나라"라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도 힘든 시기가 있었다. 2015년 시리아 난민 사태 때 메르켈 총리는 100만 명의 난민 포용 정책을 폈다가 지지율 하락과 정치적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코로나19 국면을 가장 어려운 경험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독일 30주년을 맞았던 지난해에 전염병으로 인해 정부가 시민들의 자유권을 제한해야 했던 것은 지극히 힘든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통일은 독일에 더 많은 책임을 부여했다"며 "유럽은 우리를 갈라놨던 철의 장막 시절(냉전 시기를 상징적으로 이르는 말)만큼 더이상 세계의 주목을 받지는 못 하고 있지만, 이는 우리 자신 뿐 아니라 이웃 지역의 안정에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미도 된다"고 말했다.

 

윤태균 taegyun@news-plus.co.kr

<저작권자 © 뉴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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