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핵실험 ICBM 활동 재개 신속 검토", 정치국 회의서 지시후

조선이 2018년 이후 중단했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재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올들어 4차례의 무력시위에 이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 맞춰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활동 유예 카드를 내세워 대미 압박 강도를 높이면서 조선반도 주변의 긴장도 수위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가 김정은 총비서가 참석한 가운데 '제8기 제6차 정치국 회의'를 열고 미국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20일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우리가 선결적으로, 주동적으로 취하였던 신뢰구축조치들을 전면 재고하고 잠정 중지했던 모든 활동들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신속히 검토해볼 데 대한 지시를 해당 부문에 포치(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노동당의 대미 관련 대응은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 13일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첫 제재를 내놓은 지 일주일 만에 나온 것이다. 

조선은 지난 2018년 4월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핵실험장 폐기와 함께 핵실험 및 ICBM 시험발사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조선은 이같은 '선제적 선의 조치'를 취하고 일정 부분 양보했다. 조선은 미국에 대해 행동 대 행동 원칙을 강조하며 대북 제재완화 등의 상응 조치를 요구하며 기다려왔지만 더이상 얻어낼 가능성이 없다고 본 것이다.

오히려 자주 국방차원의 극초음속미사일 발사에 바이든 정부들어 대북제재 조치를 취하고 나선 것을 보면서 더이상 화해 조치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통신은 "정치국은 싱가포르 조미수뇌회담 이후 우리가 정세 완화의 대국면을 유지하기 위해 기울인 성의있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적대시 정책과 군사적 위협이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위험계선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가의 존엄과 국권, 국익을 수호하기 위한 우리의 물리적 힘을 더 믿음직하고 확실하게 다지는 실제적인 행동에로 넘어가야 한다고 결론하였다"고 밝혔다.

무력시위가 단거리 탄도미사일 위주에서 ICBM 수준으로 강도를 높일 수 있다는 의미로 보인다.

이날 회의에서는 미국이 취한 대북 제제 사례를 열거하며 보고했다.

통신은 "회의에서는 최근 미국이 우리 국가의 정당한 주권행사를 부당하게 걸고들면서 무분별하게 책동하고 있는 데 대한 자료가 통보됐다"며 "미국은 우리 국가를 악랄하게 중상모독하면서 무려 20여차의 단독 제재조치를 취하는 망동을 자행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특히 현 미 행정부는 우리의 자위권을 거세하기 위한 책동에 집요하게 매달리고 있다"며 "미 제국주의라는 적대적 실체가 존재하는 한 대조선 적대시 정책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신은 또 "미국의 날로 우심해지고 있는 대조선 적대행위들을 확고히 제압할 수 있는 보다 강력한 물리적 수단들을 지체없이 강화 발전시키기 위한 국방정책과업들을 재포치했다"고도 밝혔다.

또 "정치국 회의에서 채택된 해당 결정은 혁명발전의 절실한 요구와 조성된 현 정세 하에서 우리 국가의 존립과 자주권을 믿음직하게 담보하기 위한 시기적절하고 정당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올해 돌아오는 김일성 출생 110년(4월15일)과 김정일 출생 80년(2월16일) 행사를 치르기 위한 문제도 논의됐다.

통신은 정치국 결정서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의 탄생 110돐과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의 탄생 80돐을 성대히 경축할데 대하여'가 채택됐다고 밝혔다.

이날 북한 매체는 김정은의 회의 발언은 별도로 소개하지 않고, 정치국의 주요 결정 내용만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