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한 이강철 대표팀이 14일 조기 귀국했다.
이강철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과 선수단은 이날 오후 2시 도쿄 나리타 공항을 출발해 오후 5시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WBC에서 3개 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긴 채 고개를 들지 못하고 공항 입국장을 빠져나갔다.
한국은 14년 만에 WBC 4강 진출이란 야심을 품고 지난 4일 팬들의 환영 속에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강철 감독과 선수단은 일본에서 1라운드와 8강을 치른 뒤 준결승이 열리는 미국 플로리다주로 날아가겠다고 자신만만했다.
대표팀의 출정가는 허장성세였다.
한국은 9일 한 수 아래로 평가되는 호주와 첫 경기에서 7 대 8로 패하며 8강은 커녕 조별리그 통과도 불안해졌다. 같은 B조인 일본이 전력상 한 수 위임을 감안한다면 호주, 체코, 중국을 꺾고 조 2위로 8강에 오르는 것을 생각했지만 첫 경기 패전으로 구상이 무너졌다.
한국은 5회말 2사 1,3루 타석에 나선 양의지가 직선 타구로 도쿄돔 좌측 펜스를 넘어가는 3점포로 3-2로 전세를 역전시키고 6회에는 2사 1,3루 타석에 나선 양의지가 1볼-1스트라이크 상황에서 129㎞짜리 체인지업을 직선 타구로 도쿄돔 좌측 펜스로 넘기면서 전세를 3-2로 역전시켰다. 6회에는 박병호의 도쿄돔 담장을 맞히는 적시타로 4대 2까지 앞섰지만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4 대 5로 뒤진 7회말 대타로 나온 강백호(KT)는 2루타를 치고 나갔다가 세리머니를 하다 베이스에서 발을 떼 태그아웃까지 당해 찬물을 끼얹었다.
한국은 투수진이 무너졌다. 선발로 나선 고영포(KT)는 컨트롤 난조를 보이며 불안하게 출발해 4회 첫 실점했다. 4회초 선두타자 조지를 사사구로 내보내고 화이트필드는 번트안타로, 윙그로스는 볼넷을 허용해 무사 만루를 자초했다. 고영표는 웨이드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점수를 뺏겼지만 퍼킨스를 2루 병살타로 유도하면서 간신히 한점으로 막았다.
한국은 5회에는 1사 후 팀 케텔리에게 중월 솔로홈런을 허용해 2 대 0으로 끌려갔다.
믿었던 김원중, 양현종마저 3점 홈런을 맞으며 무너졌다. 구원투수 김원중이 7회, 양현종이 8회 잇달아 3점홈런을 얻어 맞았다. 타선 역시 응집력 부족으로 재역전에 실패했다.
첫 스텝부터 꼬인 대표팀은 두 번째 경기인 일본전 승리로 기사회생을 노렸지만, 4-13으로 참패하며 콜드게임을 면하는 것으로 안도해야 했다.
이후 3차전에서 체코를 7-3으로 누르며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갔으나, 호주가 체코를 잡고 조 2위(3승 1패)를 확정하며 8강 진출의 '경우의 수'는 아예 사라졌다.
그렇게 WBC 3연속 1라운드 탈락을 확정한 대표팀은 13일 중국전을 끝으로 이번 대회를 마감했다.
22-2 콜드게임 승을 거두며 역대 WBC 한 경기 최다 득점과 최다 점수 차 승리 기록을 경신했으나 8강 진출 실패로 빛이 바랬다.
한국은 2006년 제1회 대회에선 4강에 진출했고, 2009년 2회 대회는 결승전에 올라 준우승을 일궜다.
2013년, 2017년 대회에선 각각 첫판 상대인 네덜란드와 이스라엘에 충격패하며 연거푸 1라운드에서 짐을 쌌다.
이강철 감독은 인천공항에 도착해 "죄송하다"고 운을 뗀 뒤 "선수들을 비난하지 말라, 나를 비난하라"고 짧은 말로 입국 기자회견을 대신했다. 선수들도 어두운 표정으로 공항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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