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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열린 우루과이와의 친선전에서 황인범이 득점에 성공하자 축하해주고 있는 김민재 / 사진 = KBS뉴스 |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핵심 수비수 김민재(26·나폴리)가 힘든 심경을 토로하면서 은퇴를 암시했다. 구체적으로 은퇴 의사를 밝힌 것은 아니지만, 태극마크를 뗄 수 있다고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었기 때문에 축구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김민재는 지난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1-2로 패한 우루과이와 A 매치 친선전을 마친 후 믹스트존에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폭탄 발언을 남겼다.
김민재는 경기 후 "이겨야 하는 경기였는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 세트피스에 더 집중해야 할 것 같다"고 경기 소감을 짧게 밝혔다. 이어 두차례 평가전에서 수비진이 보여준 모습이 아쉽다는 평가에 "틀린 말이 아닌 것 같다. 선수들과 더 말을 많이 해서 맞춰야 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후 김민재는 "지금 조금 힘들다. 멘탈적으로 무너져있는 상태다"며 "당분간은 소속팀에만 집중하고 싶다. 대표팀보다는 소속팀만 신경을 쓰고 싶다"고 이같이 말했다.
이어 '혹시 (축구협회와)조율이 된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조율이 됐다고는 말씀 못 드리겠다. 지금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라 정확하게 말씀드리긴 어렵다. (인터뷰는)이 정도만 했으면 좋겠다"며 믹스트존을 빠져나갔다.
모두의 예상을 깬 '충격'적인 말이었다. 김민재는 지난 2017년 9월 처음 태극마크를 단 후 지금까지 통산 A매치 49경기를 뛰면서 핵심 수비수로 활약을 이어왔다. 부상으로 좌절을 맛본 시기도 있었지만,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 앞장서며 영광을 안기도 했다.
이에 29일 이탈리아 '칼치오 나폴리 24'는 김민재의 믹스트존 발언을 소개한 뒤 "한국 대표팀에 대해 그가 불만을 표시한 바탕에는 한국 대표팀과 함께 훈련한 지난 몇 시간 동안 일어난 일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사실 김민재는 이날과 지난 24일 각각 우루과이와 콜롬비아와 두 차례 친선전을 위해 경기장에서 180분 동안 출전시킨 클린스만 감독의 결정을 좋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가치가 거의 없는 두 번의 친선전이었다. 김민재가 나폴리에서 뛰어야 하는 다음 경기에 대한 엄청난 가치와 비교할 때 최근 이적설에 대한 끈질기고 반복된 질문 외에도 우루과이전 패배 직후 격한 폭발이 일어난 이유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전 감독이 떠난 후 지난달 말 새롭게 부임한 위르겐 클린스만(58·독일) 감독 체제에서도 김민재는 어김없이 핵심이었다. 이달 A매치 소집 기간 두 경기(콜롬비아·우루과이) 모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이런 김민재는 지난 27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센추리클럽(A매치 100번째 출전)'에 가입한 김영권(33·울산현대)에 대해 "자랑스럽고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부상도 없어야 하고 능력도 유지해야 가능한 기록이다"며 "저 역시도 부상 없이 꾸준한 기량을 유지하는 게 목표다. 내 몸이 닿는 만큼 A매치에 출전하고 싶다"고 목표를 세웠다.
다만 일각에서는 김민재가 시즌 막바지 우승 경쟁을 앞둔 만큼 소속팀에 더 집중하고 싶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때문에 실제 은퇴가 아니라 일시적으로 친선경기 때 소집에서 제외하는 방안에 관해서 이야기하며 조율하고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김민재는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겪었던 종아리 통증이 최근 재발, 우려를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김민재는 두 차례 평가전을 교체 없이 소화해내야 했다. 이제 김민재는 나폴리로 합류, 오는 4월 3일 AC 밀란과 맞대결을 대비하게 된다.
실제 현재 김민재가 속한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는 선두를 달리면서 33년 만에 우승에 가까워졌다. 그뿐 아니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도 8강에 오른 가운데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신우승 s200813096@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