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E 합법화 발의 허은아 보좌관 코인거래소 대표로,,시민단체 "전수조사 면죄부 요식행위 안돼"

김남국 의원(무소속)의 거액 가상화폐 보유, 거래 논란 속에 게임머니 합법화 로비 의혹이 제기된 허은아 의원(국민의힘)의 보좌관이 가상화폐거래소 대표로 이직한 사실이 드러났다.

김 의원이 코인거래를 통한 자금세탁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입법 로비 의혹까지 더해지면서 국회의원 가상화폐 보유 전수조사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남국 코인 발행사인 위메이드는 21대 국회들어 2020년 9월부터 2023년 4월까지 국회를 14차례 방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사무처가 공개한 위메이드 출입기록에 따르면 위메이드는 2020년 9월 의원회관내 허 의원사무실을 3차례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허 의원은 2022년 '메타버스 진흥법'을 발의했다. 이 법은 사업자가 메타버스 이용자가 가상자산을 처분할 수 있게 해주고, 메타버스 안에서 자산 처리 요청을 받았을 때에는 사업자가 반드시 따라야만 한다고 규정했다. 

가상화폐와 게임업계, 법조계에서는 이 법안이 사실상 메타버스 내 P2E 게임 아이템의 현금화를 허가하는 조항이라며 현행법은 게임사가 게임 속 아이템을 현금이나 상품권으로 바꿔주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데, 이와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인 허은아 의원은 "위메이드 측을 직접 만난 적이 없으며, 가상자산에 투자한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허 의원 보좌관이 코인거래소 대표로 간 것으로 TV조선 취재 결과 밝혀졌다. 

다만 허 의원이 입법 발의한 것만으로 가상자산 로비나 투자를 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은 자료 공개 당시 "공개된 자료는 단순 출입 기록이기 때문에 의원실에 가서 의원을 만났는지, 비서관을 만났는지, 아니면 그냥 그 명의만 빌린 건지는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허 의원실을 세차례 방문하고 허 의원이 위메이드의 코인 위믹스 합법화 법안을 낸 것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시민사회는 국민권익위원회에 철저한 전수조사를 촉구했다.

'공익감시 민권회의', '국민연대', '투기자본감시센터', '행·의정감시네트워크중앙회'는 지난 2일 광화문 이순신 장군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권익위원회에 대해 "가상자산 보유현황 전수조사가 면죄부 발급 요식행위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다.  

이들 단체는 "국회의원 뿐만 아니라 모든 선출직 공직자, 전결권 행사 등 고위공직자, 준공직자 본인과 친형제자매, 처(妻)형제자매 등 조사범위 대폭 확대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국내외 가상화폐 종류, 수량, 전자지갑, 최초 보유 계기(단순매입, 피(被)기증 여부), 최초매입과 추가매입 등 자금규모 및 출처 등 조사항목 대폭 확대해야 한다"며 "거래추적 전문가 동참여부 등 가상자산 보유현황 전수조사 계획 즉각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회견 후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별관 북문 외교부 1층 출입문에 있는 국민권익위원회 정부합동민원센터에 전달했다.

앞서 지난 5월 25일 국회사무처가 운영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위믹스 발행사인 위메이드와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소속 임직원은 21대 국회(2020년~현재) 들어 국회를 총 14차례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21대 국회 기간 중 위메이드 출입 기록' 내역에는 민주당 김성주·김종민·김한규·오기형 의원실과 무소속 양정숙 의원실, 국민의힘 윤창현·허은아·정희용 의원실 등 8곳이 포함됐다.

허은아·정희용 의원실을 제외한 나머지 의원실은 모두 가상자산을 담당하는 정무위원회 소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