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남 마약사건 수사 무마' 등 각종 비위 의혹을 이유로 야당에 의해 탄핵소추된 이정섭(53·사법연수원 32기) 대전고검 검사에 대한 파면 요청이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됐다.
헌법재판소는 29이 이 검사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를 재판관 9명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했다.
헌재는 "탄핵소추 사유 중 범죄경력조회 무단 열람 등,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부분, 골프장 예약 편의 제공, 수사 무마 의혹 부분은 행위의 일시·대상·상대방 등 구체적 양상, 직무집행과의 관련성 등이 특정되지 않았다"며 "형식적 적법성을 갖추지 못한 소추 사유들에 대해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고 밝혔다.
국회가 제기한 의혹들 대부분이 충분히 특정되지 않아서 부적법하다는 취지다.
이 검사의 비위 의혹은 지난해 10월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전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처음 제기했다. 국회는 민주당 주도로 지난해 12월 1일 이정섭 검사를 고발사주 의혹의 손준성 검사와 함께 탄핵소추안을 가결하고 헌법재판소로 넘겼다.
민주당은 탄핵소추 사유로 이 검사가 타인의 전과기록을 무단으로 열람하고 스키장과 골프장을 부당하게 이용했으며, 처남의 마약 수사를 무마하고 위장전입을 했다는 의혹을 주장했다.
이 검사는 위장전입 외에 나머지 의혹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헌재는 세 차례 공개변론을 여는 등 9개월 가까이 파면이 필요한지 심리해왔다.
이 검사에 탄핵소추는 이 검사의 처남댁인 강미정 조국혁신당 대변인이 처음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강 대변인은 지난해 이 검사의 위장전입, 범죄기록 무단 조회, 처남 마약 수사 무마 의혹 등을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전 의원에게 제보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강씨의 제보 내용을 근거로 이 검사가 용인CC 골프장을 운영하는 처남의 부탁으로 골프장 직원 등의 범죄 기록을 대신 조회하고, 선후배 검사들을 위해 해당 골프장을 이용할 때 편의를 봐줬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검사를 작년 10∼11월 국가공무원법 위반 등 혐의로 대검찰청과 공수처에 각각 고발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10월 18일 이 검사를 검찰에 고발한데 이어 11월10 김용민·김의겸·전용기 의원이 나서 이 검사를 주민등록법, 부정청탁법, 국가공무원법, 형법, 검찰청 공무원 행동강령 위반 혐의 등으로 공수처에 추가 고발했다.
이후에도 민주당은 공세를 계속했다.
김 전 의원은 2020년 12월 24일에는 강원 춘천시 엘리시안강촌 리조트에서 그가 수사했던 재벌그룹 부회장을 통해 가족·지인과 함께 모임을 가졌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강 대변인은 지난해 11월 21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남편의 마약 투약 및 경찰 수사 무마 의혹을 제기하며 그 배경에 이 검사의 영향력이 있던 것으로 의심된다는 취지로 주장하기도 했다.
검찰은 11월 20일 용인CC 골프장과 엘리시안강촌 리조트를 압수수색 하며 강제수사에 착수하는 한편, 이 검사를 대전고검 검사로 직무대리 발령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지난해 11월 관련 처가가 운영하는 용인CC 골프장을 압수수색했으며 수원지검 2차장이던 이 검사는 대전고검으로 이동했다.
이 검사는 그때까지 수원지검 2차장으로 있으면서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사건 관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수사를 담당했었다.
조남용 press1@news-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