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정 신임 검찰총장은 "검찰의 직접 수사 역량을 부패·경제 범죄에 집중하겠다"고 19일 밝혔다.
제 46대 검찰총장이 된 심 총장은 이날 오전 대검찰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중대 '부패범죄'와 '경제범죄'를 적시에 대처하지 못하면 국민 모두가 피해를 입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이버렉카 악성 콘텐츠 등 민생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형사부 인력과 조직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심 총장은 또 "기형적으로 변한 형사사법제도로 인해 사건처리는 지연되고 국민 불편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면서도 "범죄 수사는 어떠한 외부의 영향이나 치우침 없이 오로지 증거와 법리에 따라서만 결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당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에서 검사탄핵 거론 등 정치검찰 주장 등 수사에 영향을 미치려는 다양한 시도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심 총장은 "어떤 상황에서도 여러분이 자부심을 가지고 당당하게 업무를 수행하여 검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이 지켜질 수 있도록 여러분의 든든한 방벽이자 울타리가 될 것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심 총장은 연휴 중인 지난 16일 임기가 시작됐다. 심 총장은 임기 첫날 대검찰청에 출근해 연휴 중 업무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히 지켜달라"며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검찰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라"고 당부했다.
한편 법무부는 이날 고검장, 검사장 8명에 대해 23일자로 전보인사를 단행했다.
신임 법무부 차관에 김석우(사법연수원 27기) 법무연수원장이 임명됐다. 검찰 2인자인 대검찰청 차장검사에는 이진동(28기) 대구고검장이 임명됐다.
김석우 신임 차관은 판사로 임관해 2002년 검사로 전관한 이후 광주지검 특수부장, 법무부 검찰제도개선기획단장, 서울중앙지검 특수2·3부장, 울산지검 차장검사, 서울고검 형사부장 등을 지냈다.
윤석열 정부 들어 법무부 헌법쟁점연구TF 팀장을 맡으며 '검수완박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 권한쟁의심판 청구 작업을 주도했다.
지난해 2월 검사장으로 승진해 법무부 법무실장을 지냈고, 지난해 9월 법무연수원장으로 이동했다.
이진동 신임 대검 차장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수원지검 2차장검사 등을 거친 대표적인 특수통 검사다.
2015년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장으로 한미약품·삼성테크윈·이화전기 등 기업 수사를 담당했다. 윤 대통령과 대검 중수부 시절 '부산저축은행 비리 의혹' 수사를 함께했고 2017년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장으로 고(故)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 등 수사에서 함께 손발을 맞췄다.
작년 9월 서울서부지검장으로 임명돼 '10·29 이태원 참사' 수사를 마무리했고, 이후 대구고검장으로 이동했다. 심 총장과 함께 총장 후보군에 오르기도 했다.
서울고검장에는 박세현(29기) 동부지검장이 보임됐다. 박 신임 고검장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시절 서울중앙지검 초대 전문공보관을 지냈다.
전국 검찰청의 특수 수사를 지휘하는 대검 반부패부장에는 구승모(31기) 광주고검 차장검사가 보임됐다. 그는 국제형사 분야에서 2급 공인전문검사(블루벨트) 인증을 받았다. 심 총장의 휘문고 후배기도 하다.
이원석 전 검찰총장을 보좌한 신자용(28기) 현 대검 차장은 비교적 한직으로 분류되는 법무연수원장으로 전보 발령됐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법무부 장관 시절 검찰국장을 지냈다.
2022년 6월부터 대검 반부패부장으로 이 전 총장을 보좌했던 신봉수(29기) 광주고검장은 대구고검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신 고검장 후임으로 대검 반부패부장을 지낸 양석조(29기) 대검 반부패부장은 서울동부지검장으로 이동한다. 송경호(29기) 부산고검장은 유임됐다.
법무부는 "이번 인사는 신임 검찰총장 취임에 따른 총장의 지휘권 강화와 서울고검장 사직 등으로 인한 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필요 최소한의 전보 인사를 통해 검찰 조직의 안정을 도모했다"고 밝혔다.
<심우정 검찰총장 취임인사말> 검찰 가족 여러분, 반갑습니다. 또한 법령, 제도의 급격한 변화와 검찰을 둘러싼 안팎의 여러 어려움에도 엄중한 시기에 검찰총장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맡게되어 어깨가 무겁지만 검찰 가족 여러분 내 사건이 공정하게 처리되는 지, 죄를 지은 사람이 그에 합당한 벌을 받고 있는 지, 걱정하시는 국민도 계십니다. 우리 한 명 한 명이 생각하는 문제의 해법은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저는 이런 때일수로고 기본으로 돌아와 국민이 검찰에 바라는 역할이 무엇인 지를 살피고 또 살펴 그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범죄수사는 신속하게 한 치의 빈틈없이 수행되고 어떠한 외부의 영향이나 치우침 없이 오로지 증거와 법리에 따라서만 결정되어야 합니다. 또한 공익의 대표자로서 단 한 명의 억울한 사람도 없도록 국민의 권리를 지켜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 검찰은 민생범죄로부터 국민을 지키는데 온 힘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딥페이크 영상물 범죄와 같은 디지털 성범죄, 스토킹 및 성폭력 범죄로 인해 여성들이 더이상 불안하지 않아야 합니다. 범죄자를 엄벌하는 것 못지 않게 범죄피해를 입은 분들이 일상으로 온전히 복귀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사건관계인들이 불안한 지위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도록 신속히 사건을 처리하고 억울한 부분은 없는 지 듣도 또 들읍시다 일선의 의견을 직접 듣고 토론하여 개선방안이 구호에 그치지 않고 실현가능한 정책으로 다듬어져 속도감 있게 추진되도록 하겠습니다. 둘째, 검찰의 직접수사 역량을 국가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부패범죄, 경제범죄에 집중시키겠습니다. 검찰의 직접수사 역량은 우리 헌법과 공동체의 가치를 훼손하는 부패범죄, 시장경제질서를 무너뜨리는 경제범죄와 같은 중대범죄에 집중 투입되어야 합니다. 아울러 검찰의 직접수사는 검찰의 수사가 꼭 필요한 곳에 한정되어야 할 것입니다. 셋째, 검찰 본연의 가치는 바로 국민의 기본권, 인권을 지키는 것에 있음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실체적 진실의 발견, 그리고 적법절차와 인권은 검찰은 지탱하는 두 기둥이며 하나의 기둥이라도 부실해서는 검찰이 바로 설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앞서 말씀드린 모든 것들은 우리가 서로를 존중하며 소통하고 지혜를 나눌 때 가능할 것입니다. 검찰의 미래는 검찰총장이, 검사장이 만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 믿습니다. 서로 마음을 열고, 토론하고 소통하며 국민이 원하는 검찰의 미래를 만들어 나갑시다. 검찰 가족 여러분 검찰의 일은 부장 혼자, 검사 혼자, 수사관 혼자, 실무관 혼자 해낼 수 없습니다. 저는 여러분 모두의 저력과 의지, 역량을 믿습니다. 우리가 힘을 합쳐 본연의 역할을 다하는 국민의 검찰을 만들어 나갑시다. 저는 어떤 상황에서도 여러분이 자부심을 가지고 당당하게 업무를 수행하여 검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이 지켜질 수 있도록 여러분의 든든한 방벽이자 울타리가 될 것을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대검검사급 전보]
▣ 법 무 부
- 차 관 김 석 우 (金錫佑) (現 법무연수원장)
▣ 법무연수원
- 법무연수원장 신 자 용 (申子容) (現 대검찰청 차장검사)
▣ 대검찰청
- 차 장 검 사 이 진 동 (李進東) (現 대구고검 검사장)
- 반부패부장 구 승 모 (具承模) (現 광주고검 차장검사)
▣ 고등검찰청
- 서울고검 검사장 박 세 현 (朴世鉉) (現 서울동부지검 검사장)
- 대구고검 검사장 신 봉 수 (申奉洙) (現 광주고검 검사장)
- 광주고검 차장검사 임 승 철 (任乘徹) (現 부산고검 차장검사)
▣ 지방검찰청
- 서울동부지검 검사장 양 석 조 (梁碩祚) (現 대검찰청 반부패부장)
[의원면직]
- 임 관 혁 (任寬爀) (서울고검 검사장)
조남용 press1@news-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