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불법 사기대출과 총선 출마 때 재산 축소신고 혐의를 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의원(경기 안산갑.57)이 배우자와 함께 재판에 회부됐다.
대구 수성새마을금고 ‘사기 대출 의혹’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새마을금고에서 먼저 대출을 제안했다고 거짓말을 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도 추가됐다.
서초동에 똘똘한 집 한 채를 마련해 부동산 투기성 재테크를 위해 사금융을 이용해 물건을 산 뒤 제도적으로 불법까지 포한된 2금융권에서 경영이 어려운 영세 중.소기업에 지원되어야 할 정책자금을 자녀 이름으로 서류 조작을 통해 대출받아 사금융 대출상환에 사용하는 적극성을 보였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26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양 의원 관련 사건을 수사해 온 수원지검 안산지청(지청장 김도완)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사기) 위반' 및 '사문서위조' 및 '동행사' 혐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양 의원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또 양 의원의 아내 A(56)씨와 대출모집인 B(59)씨도 '사기' 및 '사문서 위조' 혐의로 함께 재판에 회부됐다. 다만 대출 명의자인 양 의원의 딸은 범행 가담정도가 적다고 보고 기소유예 했다.
양 의원 부부는 일반인 때인 지난 2021년 4월 당시 대학생 신분이었던 딸이 정상적으로 사업을 하는 것처럼 속여 대구 수성새마을금고로부터 '기업운전자금' 대출금 11억원을 받아 챙기고, 같은해 7월 B씨를 통해 계좌내역과 거래명세서 등 대출금 사용내역에 관한 증빙서류를 위조한 후 새마을금고에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출은 실제 기업 경영이 아닌, 서울 서초구 소재 아파트의 구입을 위해 양 의원 부부가 대부업체와 지인들로부터 빌린 돈을 상환하기 위해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양 의원은 또 지난 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이같은 ‘사기 대출’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 3월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새마을금고 측에서 딸의 명의로 사업자 대출을 받아서 대부업체와 지인들에게 빌린 돈을 갚으라고 먼저 제안했다” “대출로 사기를 당한 피해자가 없고, 의도적으로 새마을금고를 속인 바 없다” “새마을금고는 대출금이 대출 명목으로 제대로 사용되는지 확인 절차를 거친 바 없다”고 해명 글을 게시해, 당선을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도 받는다.
그는 또 지난 3월 총선 후보자 등록 시, 자신과 배우자 A씨가 공동으로 소유한 아파트의 가액을 실거래가인 31억2000만원으로 기재해야 함에도, 공시가격인 21억 5600만원으로 축소 신고해 공표되게 해 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도 적용됐다.
검찰 수사 결과, 양 의원은 주택구입용 담보대출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아파트 매매계약 당시부터 매수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기업운전자금’ 대출을 사전에 계획한 것으로 파악됐다. 양 의원 부부는2020년 8월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할 당시부터, 부동산 중개인으로부터 ‘사업자를 내서 집을 담보로 저금리로 갈아타는 방법’을 듣고, 부동산 대출 규제를 피하기 위한 ‘규제 우회 대출’에 대한 기사를 공유하거나 사업자등록 시점을 미리 상의하는 등 범행을 사전에 공모한 것으로 조사됐다. .
이에 따라 양 의원 부부는 2020년 11월 대부업체와 지인들로부터 돈을 빌려 아파트 매매대금을 내고, 2021년 4월 초쯤 대출 모집인 B씨를 통해 대구 수성새마을금고에 자신의 딸 명의로 기업운전자금 대출을 신청해 11억원을 대출받았다. 이 돈은 대부업체와 지인들에게 빌린 채무를 갚는데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이 확보한 당시 대출 서류들에 따르면 이 대출은 사업자의 생산·판매 활동 등에 사용되는 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대출 후 3개월 내 이를 사업자금으로 썼다는 사실을 소명해야 한다.
이에 대출모집인 B씨는 양 의원의 아내 A씨의 부탁을 받고, 이 대출금이 사업용도로 사용된 것처럼 6억 5,200만원 상당의 허위거래명세서 7장, 물품 대금을 송금한 것처럼 한 허위 계좌거래내역서 2장 등을 위조해 새마을금고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검찰과 금융당국은 수성새마을금고에 대해 압수색을 통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양 의원은 총선을 앞둔 지난 3월 말쯤 의혹이 언론에 의해 대대적으로 보도되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가족의 대출로, 사기를 당한 피해자가 있나. 아니면 우리 가족이 의도적으로 새마을금고를 속였나. 새마을금고는 대출금이 대출 명목으로 제대로 사용되는지 확인 과정을 거쳤나”라며 “일방적으로 사기대출로 규정하고 우리 가족을 사기꾼으로 몰아갔다”고 피해자가 자신인 것처럼 오히려 언론을 탓하는 해명을 했다. 그러나 검찰은 “양 의원의 주장은 사실과 다른 허위 내용임이 확인됐다”고 했다.
양 의원은 또 자신의 서울 서초구 아파트와 관련해 실거래가(31억 2,000만원)보다 9억 6,400만원이 적은 공시가격(21억 5,600만원)으로 축소 신고하기도 했다.
검찰은 "총선 당시 불법대출 의혹 보도로 양 의원에 대한 공천 철회 주장이 제기되는 등, 당선에 불리한 상황이 전개되는 상황에서 선거일을 10여일 앞두고 허위 해명글을 게시하고, 아파트 재산 가액을 축소 신고한 것은 선거법상 중대범죄인 당선목적의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양 의원의 딸에 대해선 당시 대학생으로 부모 요청으로 소극적으로 가담한 점 등을 참작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양 의원의 딸은 당시 통신판매업 사업자를 내고 인터넷통신판매를 하는 것처럼 했다.
이와 별개로, 검찰은 지난 3월 당내 경선 여론조사에서 지역구민들을 상대로 권리당원 여부를 거짓으로 응답하도록 유도한 혐의를 받는 양 의원의 선거사무장 C씨도 공식선거법위반 혐의로 이날 함께 기소했다.
박상민 press1@news-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