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의 무장 정치세력 헤즈블라의 최고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64)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폭사했다.
이스라엘군은 전날(27일. 현지시간) 레바논의 무장 정치세력 헤즈블라 본부를 폭격해 최고지도자 하산 나스랄라(64)를 제거했다고 28일(현지시간) 공식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은 27일(현지시간) 헤즈볼라 지휘부 회의가 열린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다히예에 있는 헤즈블라 본부를 정밀 폭격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헤즈블라도 이날 하산 나스랄라가 '순교'했다면서 그의 사망 소식을 전하면서 이스라엘에 맞서 싸울 것을 선언했다.
이스라엘 벤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과 프랑스 등 서방의 자제 요구를 묵살하고 유엔 총회 연설에서 레바논에 대한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헤즈블라 본부에 대한 전격 폭격과 나스랄라 제거는 네타냐후 총리가 뉴욕에서 공격 명령을 내린데 따라 단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모든 중동 전사에게 헤즈블라를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레바논이 제2의 가자전쟁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레바논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나스랄라에 대해 "수많은 이스라엘 민간인과 군인을 살해하고 수천 건의 테러를 계획하고 실행한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이번 공격을 매우 오래 준비해 정확한 시간에 정밀하게 실행했다"며 "메시지는 단순하다. 이스라엘 시민을 위협하는 자는 누구든 찾아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엑스(X·옛 트위터)에 "하산 나스랄라는 더 이상 세계를 위협할 수 없다"고 적었다.
전날 공습으로 헤즈볼라 남부전선 사령관 알리 카르키 등 일부 지휘부도 사망했다고 이스라엘군은 덧붙였다.
헤즈볼라는 이날 "하산 나스랄라가 '순교'했다"면서 "이스라엘을 상대로 계속 맞서 싸울 것"을 선언했다.
로이터, AP, AFP 통신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이날 성명을 통해 "하산 나스랄라 사무총장이 순교자 동지들과 함께 하게 됐다"면서 "가자지구와 팔레스타인을 지원하고 레바논과 레바논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적과의 성전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헤즈블라는 28일 오후까지 나스랄라의 생사 여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이란의 반관영통신은 하스랄라 사무국장은 물론 지휘부가 아무도 희생되지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스라엘 언론에 나스랄라 사망 자막이 나오기도 했지만 생사 여부에 대한 관측이 엇갈렸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이 27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인근을 표적 공습한 데 이어 다음날인 28일 나스랄라 '제거'를 공식 발표한 직후 헤즈블라는 이날 오후 9시쯤 그의 사망을 공식 발표했다.
헤즈볼라 자체 방송인 알마나르 TV는 헤즈볼라 발표 이후 쿠란 구절을 방송하기 시작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도 곧이어 성명을 내고 나스랄라를 애도했으며, 이스라엘이 "비겁한 테러"를 저질렀다고 규탄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27일 헤즈블라 본부 공격에 지하 깊숙한 곳까지 뚫고 들어가는 '벙커버스터'를 동원했다. 헤즈블라 지도부 9명 중 8명을 제거하며 이참에 헤즈블라를 궤멸 수준의 공격이었다.
이번 공습은 이스라엘군의 정밀공격 발표와 달리 현장에서는 건물이 여러채 파괴됐다. 민간인 거주 건물이 파괴된 것이다.
레바논 보건부는 전날 공습으로 6명이 숨지고 91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나스랄라는 1992년부터 32년간 레바논의 친이란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이끌어 왔다.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전쟁이 시작된 이후 하마스를 지원해 왔다.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전쟁이 시작된 이후 하마스 편에 서서 이스라엘 북부를 타격해왔다.
이스라엘은 지난 17일 자국과 헤즈볼라 교전에 피란한 북부 접경지대 주민의 안전한 귀환을 전쟁 목표에 공식 추가한 이후 헤즈볼라 근거지인 레바논을 집중 공격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또 전날 시리아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 지역 지휘관 아흐메드 무함마드 파흐드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파흐드가 이스라엘 점령지 골란고원을 겨냥한 로켓 공격 등의 책임자라며 "가까운 시일 내에 또 다른 테러 공격을 계획하던 중 제거됐다"고 말했다.
윤태균 press1@news-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