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 북에 무력 사용 기도시 수중의 무기 총동원, 서울과 대한민국은 영존 불가능"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북핵사용 시 정권종말을 언급한 대북 경고메시지에 대해 "우리는 핵강국의 절대적 힘을 확보했다"며 "한미가 주권을 침해하려 시도한다면 핵무기를 포함한 모든 공격력을 동원하겠다"고 경고했다.
전날(3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이번에 윤석열이 전쟁열에 잔뜩 들떠 돋구어댄 대결악청은 종말을 앞둔 자의 최후 비명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허세부리기에 열을 올렸지만 불안초조한 심리의 여과없는 노출이었다"고 비난했다.
김 부부장은 국군의 날에 처음 공개된 '현무-5'를 쓸모없이 몸집만 잔뜩 비대한 무기라며 전략사령부 창설에 대해 전략무기 하나 보유하지 못한 한국이 '전략사령부'를 창설한 것은 "비루먹은 개가 투구를 썼다는 것"이라며 "개가 투구를 썼다고 해도 범이나 사자로 둔갑할 수 없다"고 조롱한데 이어 김 위원장의 발언도 공개된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여동생 보다 하루 앞선 지난 2일 서부전선을 방문해 윤 대통령을 실명으로 비난했지만 발언 내용은 김 부부장의 담화 공개 보다 하루뒤 공개됐다.
백두혈통의 피가 흐르는 김정은, 김여정 자매가 최극강의 핵무력 위용 앞에 남한이 국방력 증강과 한미 핵기반 동맹을 내세운 남한의 군 당국과 군 통수권자의 발언 강도가 아무리 높아지고 대북 압박강도를 높이더라도 핵무기와 재래식 무기의 차이는 비교되지 않는 것으로 조금의 위축이나 위협감을 느끼지 않는 가소로운 발언에 지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인 것이라는 게 대북 전문가의 관측이다.
대북 전문가는 한미가 원점타격이나 대북 핵선제 공격을 시도하려할 경우 북측은 EMP탄 사용을 통해 한미의 전자무기체계나 입력된 궤도나 좌표로 움직이는 탄도미사일 체계를 한순간에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는 자신감에서 나온 반응이라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특히 윤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며 '윤석열 괴뢰'라고 깎아내리면서 "온전치 못한 사람"이라고 맹비난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2일 서부지구의 조선인민군 특수작전부대 훈련기지를 방문하고 "윤석열 괴뢰가 기념사라는 데서 시종 반공화국 집념에서 헤여나오지 못하고 우리 공화국에 대한 피해의식으로부터 출발한 장황한 대응 의지로 일관된 연설문을 줄줄이 내리읽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4일 전했다.
김 위원장은 윤 대통령이 "어설픈 언동으로 핵에 기반한 한미동맹의 성격을 운운하면서 한미 동맹의 결연하고 압도적인 대응이니, 정권 종말이니 하는 허세를 부리고 호전적 객기를 여과없이 드러내 보였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는 괴뢰들이 떠안고 있는 안보 불안과 초조한 심리를 내비친 것"이자 "지역의 안전과 평화를 해치는 세력이 바로 저들임을 스스로 자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윤 괴뢰가 핵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의 문전에서 군사력의 압도적 대응을 입에 올렸는데, 뭔가 온전치 못한 사람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사지 않을 수 없게 한 가관"이라고 비난했다.
김 위원장이 윤 대통령을 실명으로 비난한 것은 2022년 7월 27일 전승절 연설 이후 2년여 만이다. 당시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윤 대통령의 직책을 붙이지 않고 "윤석열이 집권 전과 후 여러 계기들에 내뱉은 망언들과 추태들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조선은 '핵 보유국', '핵 강국'임을 강조하고 핵은 절대적으로 영원히 포기할 수 없음을 분명히했다.
한미가 조선을 향해 무력 사용을 기도할 경우 핵무기 등 모든 타격수단을 동원해 대적 격멸투쟁을 할 것이라는 입장도 강조했다.
그는 "적들의 그 어떤 위협적인 수사나 행동, 계략과 시도도 우리의 군사적 강세를 막아세우지 못했으며 영원히 우리의 핵을 뺏지 못할 것"이라며 "우리는 오랜 기간 간고한 도전을 이겨내며 핵 강국으로서의 절대적 힘과 그를 이용할 체계와 기능을 불가역적으로 확보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극도의 미련함과 무모함에 빠진 적들이 만약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를 무시하고 한미동맹에 대한 과도한 신심에 넘쳐 한발 더 나아가 공화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무력 사용을 기도하려 든다면 가차 없이 핵무기를 포함한 수중의 모든 공격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확언했다.
또 "핵 보유국과의 군사적 충돌에서 생존을 바라여 행운을 비는 짓은 하지 말아야 할 부질없는 일"이라며 "그러한 상황이 온다면 서울과 대한민국의 영존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노동신문도 동시에 보도됐다.
김 위원장의 서부지구 특수작전부대 훈련기지 방문에는 리영길 군 총참모장, 김영복 부참모장, 리창호 부총모장 겸 정찰총국장이 동행했다.
김여정 부부장은 하루 전인 3일 현무-5'를 실은 9축 18륜 이동식 발사차량(TEL)에 대해 '기형 달구지'라고 조롱하며, 크기가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우리 방사포 1대의 투발 능력은 재래식 탄두의 폭약량으로 환산하면 900t의 폭발력과 맞먹는 것으로 계산된다"고 주장했다.
안중원 press1@news-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