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왼쪽)과 남욱 변호사(오른쪽) / 사진 = SBS뉴스 캡처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2020년 다시마 비료 사업을 구상하며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장이 대통령이 되면 대북지원 사업으로 추천할 수 있고 그러면 막대한 이익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는 오늘(21일) 열린 대장동 비리 사건 공판에서 사업자 심사에서 편의를 봐준 정민용 변호사에게 35억 원을 건넨 배경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이같이 밝혔다.
남 씨는 2020년 9∼12월 회삿돈 35억 원을 빼돌려 유 전 본부장 밑에서 전략투자팀장으로 일한 정민용 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기소됐는데 이 돈을 전달한 배경을 설명하는 와중에 이 같은 증언을 내놨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과 정 씨가 함께 설립한 다시마 비료업체 '유원홀딩스'(유원오가닉에서 변경)에 남 씨가 사업 투자금을 대는 것으로 뇌물을 포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남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이 재작년 8월 골프장에 비료를 납품하면 한 곳당 연 매출 6억 원이라 금방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거라 얘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재명 당시 지사가 대통령이 되면 비료 사업을 대북사업으로 추천해줄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막대한 이익이 생길 거라고 말해 혹했다고도 덧붙였다.
남 씨는 그러나 이날 "정 씨가 유 전 본부장의 도움을 받아 '황금 다시마 비료' 사업을 해보고 싶다며 저한테 투자를 제안했는데 사업성이 있어 보여 투자했다"며 뇌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를 주관하는 인물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란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됐다고 폭로했다.
이 전 부지사는 2018년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대북 경제협력 사업 지원을 대가로 쌍방울 그룹에서 법인카드와 법인차량을 받고, 자신의 측근에게 허위 급여를 지급하게 하는 식으로 총 3억2천만 원의 불법 정치자금·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남 씨는 당초 검찰 수사 때는 유 전 본부장이 대북 지원 사업으로 추천해주겠다고 말했다는 부분을 진술하지 않다가 이날 법정에서 처음으로 진술했다.
검찰이 그 이유를 묻자 남 씨는 "대선과 관련한 문제가 이슈가 될 것이 걱정돼 말씀드리지 못했다"고 답했다.
신우승 s200813096@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