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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자승 스님 스스로 선택 분신 소신고양 판단"

기사승인 2023.11.30  13: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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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조계종은 29일 칠장사 화재 현장에서 입적한 전직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스스로의 선택으로 분신했다는 판단을 내놓았다.

조계종 대변인인 총무원 기획실장 우봉스님은 30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내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종단 안정과 전법도생을 발원하면서 소신공양 자화장으로 모든 종도들에게 경각심을 남기셨다"고 밝혔다.

소신공양(燒身供養)은 불교에서 자기 몸을 태워 부처 앞에 바치는 것을 의미한다.

우봉스님은 전날 오후 6시 50분 경기 안성시 소재 칠장사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자승스님이 법랍 51년 세수 69세로 원적에 들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자승스님은 "생사가 없다 하니 생사 없는 곳이 없구나. 더 이상 구할 것이 없으니 인연 또한 사라지는구나"라는 열반송(스님이 입적에 앞서 수행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후인들에게 전하기 위해 남기는 말이나 글)을 남겼다고 조계종은 전했다.

조계종은 총무원장인 진우스님을 장의위원장으로 하는 장례위원회를 꾸려 서울 종로구 소재 총본산인 조계사에 분향소를 마련해 다음 달 3일까지 자승스님의 장례를 종단장으로 모시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영결식은 장례 마지막 날인 3일 오전 10시에 예정돼 있다. 다비장은 자승스님의 소속 본사인 용주사 연화대에서 행한다.

조계종은 조계사 외에 제2교구 본사인 용주사와 전국 각 교구 본사, 종단 직영 사찰인 봉은사·보문사 등에도 지역분향소를 마련할 예정이다.

장례는 종단장 규정에 따라 입적 일을 기점으로 5일장으로 행한다.

조계종은 2005년 9월 총무원장 재임 중 입적한 법장스님의 종단장을 조계사에서 치른 바 있다. 전직 총무원장의 종단장을 조계사에서 엄수하는 것은 자승스님이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자승스님은 전날 경기 안성시 죽산면 칠장리 소재 사찰인 칠장사에서 입적했다.

전날 오후 6시 50분께 칠장사 내 요사채(승려들이 거처하는 장소)에서 발생한 화재 진압 과정에서 자승 스님의 법구가 발견됐다.

자승스님의 차량에서는 칠장사 주지스님에게 남긴 것으로 보이는 "이곳에서 세연을 끝내게 되어 민폐가 많았소", "이 건물은 상좌들이 복원할 것이고, 미안하고 고맙소. 부처님법 전합시다"는 메모 등이 발견됐다.

경찰은 화재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칠장사 내 모든 폐쇄회로TV(CCTV) 영상을 분석할 방침이다.

◆자승 스님은 ? 

자승 스님에 대한 평가는 부처님의 도를 전하는 전법의 선승이라는 평가와 대표적인 사판승(행정 담당 스님)으로서 종단 권력을 장악했다는 평가가 엇갈린다. 그가 입적하기 전까지 활발히 활동했고, 종단 내 최고 실세였다는 점은 분명하다.

1954년 강원도 춘천 출신인 자승스님은 1972년 해인사에서 지관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1974년 범어사에서 석암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다. 제 30대 조계종 총무원장 정대스님 밑에서 제자로서 불법을 배웠다.

동화사, 봉암사 선원 등에서 안거 수행하고 수원 포교당, 삼막사, 연주암 주지 등을 역임했다. 1986년부터는 총무원 교무국장으로 종단 일을 시작했다.

특히 그가 조계종 내에서 크게 도약한 건 서의현 스님 총무원장 시절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서의현 스님 밑에서 조계종과 관련한 다양한 지식을 섭렵했다. 총무원 재무부장, 총무부장 등을 지내고 조계종 중앙종회의원을 4선이나 하면서 인지도를 넓혔다. 2006년 14대 전반기 중앙종회에서는 의장을 지냈다.

자승 스님은 탁월한 정치력으로 종단 내에서 입지를 확대했다. 2009년에는 55세에 역대 최고 지지율로 조계종 33대 총무원장으로 선출됐다. 2013년에 재선돼 2017년까지 총무원장을 지냈다. 총무원장을 연임한 것은 자승 스님이 처음이다.

퇴임 후에도 동국대 건학위원회 총재, 봉은사 회주, '상월결사(霜月結社)' 회주와 조계종 입법기관인 불교광장 총재, 은정재단 이사장 등 다양한 직책을 맡으며 종단에서 그야말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해 왔다. 자승스님의 권세는 "종정 위에 있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회자할 정도였다. 종정은 조계종 대종사로 종단 내 최고 어른을 말한다.

지난 봄에는 40여 일에 걸쳐 인도 부처님 성지 1167㎞를 도보로 순례했다. 지난 3월 23일 귀국 후 조계사 회향법회에서 그는 "성불(成佛)보다 부처님 법(法)을 전합시다"며 전법(傳法) 캠페인을 선언했다. 이후 전국 교구본사별로 대학생 등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전법 캠페인을 벌이고 있었다.

강력한 실세로 위상이 굳건했던 스님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조계종은 리더십 공백과 함께 권력 구도가 재편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장 동국대에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는 건학위원회, 봉은사 회주, 상월결사 회주, 은정재단 등이 리더십 부재로 표류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총무원장을 중심으로 종단이 수습에 나설 움직임도 보인다.장례를 마치고 나면 원로회의까지 잡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보람 press1@news-plus.co.kr

<저작권자 © 뉴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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