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장수 방송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일용 엄니 역으로 큰 인기를 끈 중견 배우 김수미(본명 김영옥) 씨가 25일 별세했다. 향년 75세.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김 씨는 이날 자택에서 심정지가 발생해 오전 8시께 서울강남성모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김씨는 이날 아침 자신의 서초구 방배동 자택에서 의식이 없는 상태로 아들에 의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아들은 곧바로 119에 신고했고 구급대에 의해 서울성모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이후 응급실 근무자가 김씨 사망을 확인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사인과 관련 경찰은 발견 초기 심장마비로 추정됐지만 후에 고혈당 쇼크사로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아들인 정명호 나팔꽃 F&B 이사는 이날 "사인을 조사한 경찰이 고혈당 쇼크사가 최종 사인이라고 알렸다"면서 "당뇨 수치가 500이 넘게 나왔다"고 연합뉴스를 통해 밝혔다.
고혈당 쇼크는 혈액 속 포도당 농도가 급격하게 상승해 신체 기능이 저하되는 증상이다. 스트레스 등 외부 요인이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1971년 MBC 공채 3기 탤런트로 데뷔한 김씨는 이국적이고 개성 있는 미모와 출중한 연기력으로 TV 드라마와 영화, 예능 프로그램 등 여러 영역에서 활약했다.
1980년부터 방영된 MBC 농촌 드라마 '전원일기'에서는 첫 방송 당시 30대의 젊은 나이였음에도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배우 박은수의 어머니인 일용 엄니 역할을 잘해내면서 인기스타로 올라섰다.
김씨는 '전원일기'에서의 연기력을 인정받아 1986년 MBC 연기대상을 받았다.
김씨는 이후 괄괄한 성격에 욕 잘하는 배우로 욕을 해도 밉지 않은 따뜻하고 푸근한 인간미를 보여주며 인기를 유지했다.
최근까지도 활동을 멈추지 않고 지난해 개봉한 영화 '가문의 영광:리턴즈'에도 출연했던 김씨는 올해 5월 피로 누적으로 성동구 한양대병원에 입원해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당시 김씨는 공연과 방송 활동이 겹치면서 피로가 누적돼 당분간 휴식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장례식장은 한양대병원에 마련될 예정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황보람 press1@news-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