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음료에 치아를 10분 동안 담갔더니 표면 거칠기가 5배 가량 더 거칠어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청량음료가 치아를 부식시키는 모습을 국내 연구팀이 나노미터급 영상화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홍승범 교수(신소재공학과) 연구팀은 청량음료가 치아를 부식시키는 과정을 나노미터(㎚·1㎚는 100만분의 1㎜)급으로 관측해 영상화하는데 성공했다.
관측에는 nm 수준의 탐침을 이용해 재료 표면의 거칠기(표면 요철의 정도)와 탄성 계수(힘을 가했을 때 저항 정도) 등을 측정하는 원자간력 현미경을 사용했다.
연구팀은 청량음료에 노출된 시간에 따라 치아 가장 바깥쪽의 법랑질(에나멜) 표면이 받는 영향을 분석했다.
사이다, 오렌지주스에 치아를 10분 동안 담갔다가 꺼냈더니 표면 거칠기가 초깃값보다 각각 평균 5배가량 커졌다. 그만큼 부식된 것이다. 탄성 계수는 5분 만에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흠집이 있는 치아는 부식이 훨씬 빠르게 진행됐다.
홍 교수는 "청량음료가 치아 건강에 해롭다는 학설을 실제 원자간력 현미경을 이용해 실험적으로 증명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실제 치아는 보호막 역할을 하는 침 덕분에 이번 연구 결과만큼 심각하게 부식되지 않겠지만, 장시간 청량음료에 노출되면 기계적 특성이 저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복기 press1@news-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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