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를 횡령·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한미약품은 지주회사의 집단 린치라고 반발했다.
한미약품은 분쟁으로 비쳐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법적인 절차를 통해 진실을 가린 뒤 임종훈 대표 등이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경영권을 둘러싼 한미약품그룹의 오너십 갈등이 고소 고발전으로 비화되는 모양새다.
한미약품은 박OO 대표이사와 박OO 사내이사 등 2인이 횡령 및 배임 혐의로 피고발됐다고 20일 공시했다. 공시는 실명을 완전히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사회 명부상 박재현 대표이사와 박명희 사내이사로 알려졌다. 고발된 횡령규모는 모두 81억원이다.
한미약품은 입장문을 내고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형제(임종훈 대표·임종훈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들이 자신의 정적을 제거하겠다는 목적으로 경영권 권한을 남용해 한미약품 경영진을 무차별 고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미약품은 "고발 사항에 대한 모든 항목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할 수 있지만, 언론을 통해 공방전으로 흐르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모든 사항에 대한 부당함을 법적 절차를 통해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적 절차가 끝난 후, 아무런 문제가 없던 것으로 밝혀지면 소를 제기한 임종훈 대표를 비롯한 한미사이언스 경영진들은 분명한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무고죄로 법적인 처벌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미약품은 "명백히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정관에 따르면 회사의 중요한 소송에 대해서는 반드시 이사회 의결 등을 거치게 돼 있다"며 "이사회를 거치지 않고 형제 이사들의 독단적인 의사결정으로 소송을 남발하는 이 행위에 대해서도 한미사이언스 이사회가 반드시 문제를 삼고 넘어가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15일 한미사이언스는 창업자인 고 임성기 회장의 배우자 송영숙 회장과 장녀 임주현 사장,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등 3인 연합과 이들로부터 의결권 권유 업무를 위임받아 대행하는 업체 대표 등을 위계 및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또 그에 앞서 13일에는 임종윤 이사가 최대 주주인 코리그룹의 한성준 대표가 송 회장과 박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한미약품그룹은 송 회장과 장녀 임 사장 모녀와 장남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와 임종훈 대표 형제가 둘로 갈라져 경영권 갈등을 벌이고 있다.
지분율은 송 회장과 임 사장 모녀와 의결권 공동 행사 계약을 맺은 개인 최대 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3자 연합이 48.13%, 임종윤·종훈 형제가 27.09%다. 다만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은 이사 9명 중 임종윤·종훈 형제 측과 송 회장 모녀 측이 5대4로 형제 측이 1명 더 많은 상황이다.
이시앙 경제산업부국장 press1@news-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