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계엄 수사가 동시다발 경쟁적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곽종근 육군 공수특전사령관이 거짓말이 연이어 드러나고 있다.
곽 사령관이 민주당 의원의 개인 유투브에 생중계 출연한 것도 군 기강이 극도로 해이해졌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더해 국가정보원 출신인 야당 정치인이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보안사항인 정보요원의 실명을 공개적으로 부르면서 정보력 자랑이라도 과시하려는 듯한 우려스러운 행태도 이어지고 있다.
곽 사령관의 발언이 야당의 공세에 유리하게 나오면서 공익제보자로 지정하려는 해괴망측한 움직임까지 나오고 있다.
본지가 김병주 의원(민주당)의 유투브와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질의를 모니터링 한 결과, 곽종근 육군 특수전사령관은 장관이 의원들 빼내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가 나중에 대통령이 빼내라고 지시했다고 말을 바꿨다. 곽 사령관은 이 과정에서 민주당 의원들과 접촉한 사실이 드러났다.
특전사령부를 찾은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박선원 의원을 만나 김병주 유투브 인터뷰에 출연했고 박범계 의원과도 만났다.
민주당은 곽 사령관을 공익제보자 지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진술 변경과정에 모종의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또 곽 사령관은 국회에 출석해 "나는 항명인 줄 알지만 부하직원에게 빼내라고 지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가 뒷 줄에 있던 부하직원인 여단장이 "지시를 사령관으로부터 받았다"고 밝히면서 몹시 당황해 했다.
곽 사령관은 지난 6일 특전사령부를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의원인 김병주, 박선원을 만나 김병주 유투브 인터뷰를 가졌다.
곽 사령관은 인터뷰에서 두 사람이 지난 3일 계엄군이 국회의사당에 진입했을 당시 상부에서 어떤 지시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김용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국회의사당 인원들을 밖으로 빼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인터뷰는 김 의원의 유투브 채널을 통해 '특전사령관의 양심고백'이란 제목으로 공개됐다.
곽 사령관은 "제가 판단했을 때 국회의원을 끌어내는 것은 명백히 위법 사항이기 때문에 항명이 될 줄 알았지만, 그 임무를 지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부대 출동 시 내린 지침에 대해 "출동했을 때 정당하지 않은 모습들이 있어서 우선적으로 절대 개인 인원들에게 실탄을 주지 말라고 했다"고 답했다. 민주당 등 야당이 고발하는 등 정치공세가 강화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상황에서 곽 사령관은 자신은 항명하고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고 밝혀 처벌을 받지 않으려는 의도로 읽혔다.
명령 지시 사항과는 별개로 정식 조사기관도 아닌 야당 의원의 유투브 생중계에 나와 방문자나 곽 사령관 모두 군 보안을 완전히 무시한 급 떨어지는 이적행위라는 비판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곽 사령관은 또 6일에는 민주당 국방위원회 박범계 의원과 접촉하기도 했다. 곽 사령관의 옆에는 707특임단장도 자리했다.
707특임단장은 용산 국방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던 인물이다. 당시 특임단원은 그 자체로 보안사항임에도 얼굴과 실명을 드러내 주목을 끌었다.
곽 사령관은 민주당 의원들을 접촉한 이후 최초 진술이 바뀌었다.
곽 사령관은 지난 10일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질의에 출석해 "대통령께서 비화폰으로 제게 직접 전화했다"며 "의결 정족수가 아직 다 안 채워진 것 같다, 빨리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끄집어내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김병주 박선원 의원과 유투브 인터뷰에서 장관이 지시했다고 밝힌 것에서 지시 주체가 장관에서 대통령으로 바뀐 것이다.
그는 국회 국방위원회 답변에서 "그 지시사항을 듣고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그래서 현장 지휘관들과 '공포탄 쏴서 들어가야 하나, 전기 끊어서 못하게 해야 하나' 이런 부분을 논의했었고 현장 지휘관은 '안 됩니다, 제한됩니다'라고 제게 분명히 얘기했다. 저도 그 부분이 분명히 맞고 옳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JTBC도 10일 단독 인터뷰라면서 "문 부수고 끌어내라고 대통령이 지시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김병주 유투브 인터뷰와 국회 출석 답변에서 변하지 않은 것은 자신은 항명인 줄 알면서도 부하 직원들에게 잘못된 것이라고 판단해 지시하지 않았다고 한 것이다.
곽 사령관은 국민의힘 임종득 의원의 질의 과정에서 또한번 거짓말이 드러났다.
곽 사령관이 윤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나중에 우리가 체포될 것이라고 생각해 부하 직원들에게 지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곽 사령관 뒷쪽에 있던 1공수여단장은 "사령관의 지시를 직접 받았다"고 폭로했다.
곽 사령관은 순간 매우 당황해 했다. 진술이 꼬이기 시작하고 말을 더듬으며 당황하는 기색이 확연했다.
1여단장은 임 의원의 확인 질문에 "사령관의 지시를 받은 것을 기억하는 것은 내가 그대로 전하는 것을 대대장도 들었다"고 거듭 확인했다.
김현태 707특수임무단장도 9일 국방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곽 사령관과 보조를 맞춰 김 장관으로부터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한 것이다.
그러나 김 단장은 하루만인 10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가 없었다"고 밝혔다.
국회에서는 위증할 경우 처벌될 수 있다는 증인 선서 때문에 기자회견 때와 달리 말을 바꾼 것이란 관측이다.
김 단장은 9일 기자회견에서는 "특전사 지휘통제실에 있던 곽종근 사령관으로부터 지시를 하달받았으며, 곽종근 사령관은 김용현 당시 국방부장관으로부터 거듭 지시를 받아 이를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곽종근 사령관이 '(장관이) ~하라는데 가능하겠냐'냐는 식으로 거듭 말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10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민주당 허영 의원이 '곽종근 사령관과 전화통화 중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은 것이 사실이냐'고 묻자 "저한테는 끌어내라고 까지는 아니었다"고 답변했다.
김 단장은 전날 긴급 기자회견에서는 "1∼2분 간격으로 (곽종근 특수전사령관한테서) 전화가 왔고, '국회의원이 (의사당 안에) 150명을 넘으면 안 된다고 한다. 끌어낼 수 있겠느냐'는 뉘앙스였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허 의원이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직접 듣지 않은 것이 맞나. 왜 어제는 그렇게 얘기를 하셨나'는 확인 질문을 받고 "150명을 넘으면 안된다는 얘기를 들었고 빨리 들어가라는 것으로 느꼈다"고 했다.
김 단장은 또 허 의원이 '국회의원 150명이 넘으면 안된다는 말을 끌어내라는 지시로 생각했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끌어내라는 지시가 없었고 자신이 그렇게 생각했다는 것이다.
김 단장은 '무기 사용에 대한 지시가 있었냐'는 질의에도 "지시가 없었다"고 답했다.
유투버 김어준씨가 국회 방송정보통신위원회(위원장 최민희)에 나와 한동훈 사살 주장을 편 바 있지만 김 단장의 국회 증언을 감안하면 신빙성 없는 가짜 정보를 유포하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끌어내라고 지시했다는 사람이 장관에서 다시 대통령으로 말이 바뀐 것은 김 단장의 발언에서도 곽 사령관의 발언과 달리 "끌어내라는 지시가 없었다"는 상반된 진술이어서 곽 사령관의 발언에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다만 김 단장 역시 1공수여단장과 마찬가지로 항명하며 지시하지 않았다는 곽 사령관의 발언도 거짓말로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민주당은 곽 전 사령관을 공익제보자로 지정을 검토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의 이같은 움직임이 곽 사령관의 진술이 바뀌는데 모종의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의심을 낳고 있다.
박상민 press1@news-plus.co.kr